별나비 /글

늑대신 스타와 인간 마르코 au

책과 집 2018. 9. 2. 02:31





약간 전설같은 분위기로 인적이 드문 깊은 숲 속 호수와 커다란 동굴과 그것들을 둘러싼 나무들 속에서 홀로 몇천년 째 잠들어 있는 용이 보고 싶다 용이든 정령이든 영물이든 산신이든,,, 숨소리는 숲을 흔드는 바람 소리와도 같고 가끔 가다 들리는 코를 고는 소리는 천둥과도 같으며 뒤척임은 지진과도 같고 거대한 몸은 마치 산 과도 같아 자신이 걷고 있는 이 숲의 땅이 대지인지 용의 육체인지 알지 못한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그런 거,,,

사슴신 마르코 + 인간 스타
늑대신 스타 + 인간 마르코

이런 조합으로 보고 싶다 용도 좋은데 나는 털 달린 짐승이 더 좋다,,, 영물이니 덩치도 조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워낙 깊은 숲 속이니 인간들이 오랫동안 들어오지 못 했고 숲길 또한 험해 짐승들 조차 잘 들어오지 않아 오랜 시간을 잠으로 보냈는데 어느 날 실수로 낭떠러지에서 굴러떨어진 인간이 우연히 그 숲 속으로 들어오게 되고 헤매다가 곤히 잠든 영물을 발견하게 되는 거,,,

육체가 대지요 피가 강이고 숨결이 생명이라 덩치가 어찌나 큰지 가늠이 안 되고 이끼와 풀로 덮인 바위를 살짝 손으로 훑어보니 거기에 잠들은 듯 감겨있는 커다란 눈이 나타나고 이내 스르륵 눈을 뜨니 몇 백년 산 소나무보다도 큰 눈동자가 나타나더라 같은 인간이 상상도 하지 못 할 정도로 덩치로든 다른 뜻으로든 큰 존재가 좋다,,,

자고 있던 존재는 누군가가 자신의 눈을 건드리니 오랜만에 느껴지는 다른 존재에 땅 속 깊이 잠겨있던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고 이끼와 나무와 풀과 흙으로 뒤덮인 몸을 뒤척이다 일어나니 높고 험하기로 자자한 산 두 세개가 사라지고,,,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조그마한 존재가 무엇인지 호기심이 들어 확인하기 위해 육체를 다른 짐승들에 맞춰 조절하는데 그 곳에는 자신을 두려움과 경애와 동경이 뒤섞인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인간이 있었다 하더라,,,

과거에는 새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걸 가끔 봤지만 동물들 중에서도 인간을 보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 덩치를 좀 줄였는데도 보통 늑대들보다 훨씬 큰 덩치로 인간에게 다가가는데

- (쓰다듬음)
- !
- 커,
- 커?
- 커다란 사슴의 뿔을 주마, 네가 원하면 범의 송곳니도 주리라, 늑대의 가죽을 원하면 내 네 손에 한가득 쥐어주겠다. 내 몸이 대지요 숨결이 생명이니 이 산은 내 목숨이자 육체요 대지의 모든 것이 내 아래 태어나고 자란 것들이니 네가 원한다면 그 모든 걸 네게 주겠다.

보통의 늑대들보다도 덩치가 훨씬 큰 늑대가 자신에게 다가오길래 얼떨결에 쓰다듬었는데 갑자기 꼬리 휙 휙 흔들면서 쏟아지듯 말을 내뱉으니까 당황하면서 마, 말 할 줄 아네! 하고 외치는데 그 때 스타가 인간으로 변해서 그건 너도 그렇지 않느냐? 하면서 마르코를 바라보는데 모습은 인간이지만 눈은 짐승의 눈이라 순간 두려움에 침을 꿀꺽 삼키는 마르코,,, 스타는 그런 마르코를 쳐다보더니 마르코 주변을 몇 바퀴 빙글빙글 돌면서 내가 대하기 어려우냐? 좋아, 그래. 그렇다면 말투를 바꿔보겠다. 짐승의 모습이 두렵다면 인간의 모습으로 있어주겠다. 대신 너는 내 곁에 있어주거라. 그거면 괜찮지 않겠느냐? 하면서 나무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부러뜨리더니 사슴의 뿔이 생기고 땅에서 풀을 뽑더니 범의 송곳니가 생기고 나뭇잎을 따니 늑대의 가죽이 생기는데 그것들을 마르코에게 건네주면서 어때? 하고 웃으면서 말하는 스타랑 놀란 사슴같은 눈을 한 채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마르코,,,

스타가 마르코 등에 태우고 이곳저곳 구경시켜주는 거 보고 싶음 그리고 마르코가 죽은 후에도 잠들지 않고 환생해서 다시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바라보며 마르코의 곁에 있는 스타,,, 마르코가 환생할 때마다 찾아갈 거 같음

간혹 너무 늦게 찾아가서 이미 죽었으면 다시 어떤 존재로 환생하는지 찾아 헤매는 스타,,, 자신을 기억 못 해도 계속 찾아가서 이번 생마다 인연을 맺는 스타코,,, 인간으로 태어나면 같이 마을을 구경하기도 하고 나무로 태어나면 그 나무 곁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늑대로 태어나면 같이 풀숲을 뛰어다니면서 사냥하고 그렇게 몇 번이고 인연을 만들며 살아가는데 그러다가 나중에는 현대까지 왔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둘이 친구로 만나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