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집 2016. 12. 29. 01:24





창세기 3장 1~5구절 중

여호와 하나님의 지으신 들짐승 중에 뱀이 가장 간교하더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가로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








마르코 디에즈, 아직 14살 밖에 안 된 그는 최근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몸에 감각이 예전보다 더욱 예민해졌다는 것이 시작이었다. 단순히 사춘기 때에 오는 몸의 변화라느니, 심경의 변화라느니 그렇게 넘겨잡았지만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자각했다. 목소리. 어디선가 많이 들었었던, 하지만 결코 그립지도, 익숙치도 않은 찢어지는 듯 한 목소리. 흡사 악몽을 꾸듯, 그는 현실에서 그런 괴기한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누군가가 외치는 말 소리를 들은거라 생각하였으나, 그 말소리가 들리는 횟수가 점점 더 많아지자 그는 애써 우연일 뿐 이라며 부정하였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말 소리가 아닌 자신의 귀에다가 직간접적으로 속삭이는 듯 한, 더불어 자신의 몸 전체에서 울리는 듯 한 소리로 바뀌어 가자 그는 끝끝내 인정하였다. 이것은 주변에서 울리는 단순한 소음이 아닌, 내 자신에게만 들리는 소리라고.
그는 곰곰이 생각하며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종이에 적어두고 재차 몇 번 반복하여 읽어보았다. 결론은 언제나 한결같았지만. 주변에서는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결론이었다. 혹시 스타 버터플라이, 마르코의 친구인 그가 완드로 마법을 부려 장난친 게 아닌가 싶어 여러 번 추궁해 보았지만 그는 짐짓 모른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려 자신에게 되물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애써 모른 척 하며 넘어갔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스타가 아니라면 누구란 말 인가.

- 설마, 톰?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톰. 악마인 그는 저번에도 자신에게 저주를 걸어놓은 적이 있었다. 목에서 또 다른 조그마한 머리가 튀어나와 자신의 온갖 치부를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털어놓는 골치 아팠던 녀석. 스타가 아니라면 역시 그 놈이겠지. 마르코는 그렇게 생각하며 차원 가위를 이용해 톰을 찾아갔다. 이 봐, 톰! 또 네 짓이지! 다짜고짜 방 문을 열어 재끼며 들어온 갈색 머리의 소년을 보고 머리에 두 개의 뿔이 양 옆으로 달린 악마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뭘? 나는 아무것도 한 거 없어. 자신이 이게 무슨 짓이냐고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오히려 자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외치는 그를 보고, 마르코는 톰과 마찬가지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너도 아니야?
- 무슨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는데,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간에 나는 아니야! 이번에는 아무런 짓도 안 했거든!

너도 아니라고? 그럼 대체 누구라는 소리인데? 루도? 글로서릭? 토피? 아니야, 토피는 죽었어. 재나? 설마. 제키? 알폰조? 퍼거슨?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머리를 굴려 보았으나, 결국 마땅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자신은 최근에 다른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한 짓을 저지른 적이 없다. 자신에게 원한을 품은 자가 있다면 루도 정도인데, 스타가 아닌 자신에게 저주를 내릴 필요는 없었다. 그가 노리는 건 완드다. 설사 완드가 목표가 아니라고 치더라도 그에게 있어서는 스타가 가장 골칫덩어리인 상태일 것 이다. 그런데 스타는 평소와 상태가 다름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루도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저주같은 것을 내릴 방법을 알 것 같지는 않아 보였고, 말의 앞 뒤가 안 맞으니까. 그럼 대체 누구란 말인가. 아무도 자신에게 어떠한 일도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답은 한 가지로 밖에 좁혀지질 않는다. 환청이 들리는 것이다. 몸이 피곤해서 정신이 불완전한 것이다. 그저 뇌가 착각을 하는 것 뿐이다. 아니면 답이 없지 않은가. 그는 착각일 뿐이라고 그렇게 되내이며 터널터널 시간을 보내고, 해가 저물고 밤이 되자 여전히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한 채로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았다.
- 안녕.
목소리가 들렸다. 또 그 목소리다. 마르코는 이제는 지쳤는지 무시하고는 잠을 청하려 애를 썼다. 그러자,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다시 돌아와? 무시하고 잠을 청하려 했던 그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말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어 조심스레 되물었다. 너 나를 알고 있어? 그럼, 당연히 알고 있지.
- 너도 날 알고 있을거야, 마르코 디에즈.
자신도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다니, 대체 무슨 말인가. 마르코는 기억을 되새기며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는 목소리의 주인을 떠올리기 위해 기억의 조각을 차곡차곡 맞추며 찾아 헤매였다. 힌트를 줄게! 난 너의 부러진 오른 팔을 대신해서 일한 적도 있었지! 부러진 오른 팔? 설마. 설마, 아닐 거야. 자신에게는 예전에 그런 기억이 있었다. 가라데 연습을 하던 중 오른 팔이 부러지자, 스타에게 뼈를 붙여주는 마법을 자신에게 써달라고 부탁했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실패하여 뼈가 붙는 것이 아닌, 그 것이 대신 나오지 않았던가. ...괴물 팔! 

- 너, 혹시!
- 정답이야! 넌 아직도 아주 한심한 녀석이구나!

그는 서서히 모든 것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스타의 도움으로 괴물 팔이 다시 원래의 팔로 돌아가면서, 외치지 않았던가. 절대 날 없앨 수 없어. 난 너의 일부란 말이야. 바이러스는 치료할 수가 없는 거야. 그런 말을 남기면서 사라진 그 몬스터가 다시 돌아왔다니! 마르코는 처음에는 며칠 동안 몬스터의 마지막 말들이 머릿속에서 돌아다녀 신경이 쓰였었지만, 이내 시간이 지나자 완전히 잊어버리고 신경조차 안 쓴지 오래였다. 그런데 그가 돌아왔다. 자신을 절대로 없앨 수 없다고 외쳤던 그가 정말로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 마르코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몬스터는 클클클 웃으면서 속삭였다. 너와 난 한 몸이야. 우린 서로 감정도 공유하고 생각도 공유하지.
원하는 게 뭐야? 마르코는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침착하게 물었다. 다시 돌아왔다고 해 봤자, 이 몬스터가 자신에게 해를 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목소리만 돌아왔을 뿐 이지, 자신의 오른 팔은 여전히 사람의 팔이다. 설마 다시 괴물 팔로 변한다고 하더라도 스타에게 부탁하면 마법책으로 다시 고칠 수 있을 터였다. 걱정할 것이 없었다. 그는 대부분의 면에서는 자신이 목소리만 겨우 돌아온 몬스터 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내가 여러가지 진실들을 알려주지, 마르코 디에즈.
- 너에게 듣고 싶은 진실 따위는 없어.

순간 잠시 솔깃하였으나, 그것이 위험한 호기심이라는 것을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는 소년은 냉정하게 거절하였다. 어떤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몬스터의 사탕발림에 불과한 거짓말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몬스터가 꺼낸 말이, 자신이 예상하고 있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기 전 까지는. 네 친구, 그래. 뮤니 왕국의 공주가 살았던 곳인 뮤니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정말로 듣고 싶지 않다고? 내 친구? 뮤니 왕국의 공주? 그 두 가지가 모두 틀어맞는 사람 중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밖에 없었다. 스타 버터플라이. 스타의 집, 뮤니에... 관한 이야기라고? 마르코는 흠칫 떨리는 목소리를 진정시키려 안간힘을 쓰며 물었다. 그래, 스타 버터플라이. 내가 재미있는 이야깃 거리를 몇 가지 들려주지. 마르코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이든 간에, 자신의 친구인 스타에 대한 소리가 어떤 소리이든 간에 그것은 모두 거짓말일 것이 틀림없을 터였다. 그래, 그랬을 터였다. 듣지 말았어야 할 터인데. 하지만 호기심은 계속 그를 자극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열어 질문에 대한 답을 뱉었다. 듣고 싶어. 킬킬킬 웃는 소름끼치는 웃음 소리가 들려오고, 웃음 소리로 채워진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또 다른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짹짹 거리는 새소리가 들려오고, 따스한 아침 햇살이 눈에 비치자 소년은 천천히 감겨있던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마치 꿈을 꾼 것과도 같았다. 잠에서 깨자마자 들려온 그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좋은 아침이지, 친구? 누가 멋대로 네 친구야. 기억을 천천히 되짚어보니 거의 새벽 종일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아직 잠에서 덜 깨 흐릿한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는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는 다시 되내였다. 뮤니, 스타가 살았었던 고향에 관한 이야기. 마르코는 스타에게서 몇 번 뮤니에 관해서 들었었던 적이 있었다. 아주 살기 좋고, 아주 아름다운 곳이라고. 실제로도 몇 번 뮤니에 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뮤니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지구와는 다른, 스타의 고향이자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 이었다.
...정말로?
어쩌면 그는 이미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마르코는 다른 한 편으로는 뮤니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자신의 부모님 여행 기념일로 스타가 뮤니에 초대했었던 날. 스타는 자신이 태어난 곳은 저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성이라고 이야기하며 자랑스러워 했다. 그 말대로, 정말로 아름답고 살기 좋아 보였다. 성은 왕족들이 사는 곳이 맞는 듯 고급져 보이고 영롱했으며, 그 크기또한 매우 컸다. 성은 그랬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성은. 하지만 아래는 어떠하였는가. 마르코는 그 모습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최하층에서 사는 자들. 맨 밑바닥에 자리잡은 마을과 그 마을에서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 모두들 하나같이 얼룩덜룩한 지저분한 누더기 옷을 입고 있었으며, 한 어린 아이는 배고픔 때문인지 경계하는 눈빛으로 쥐를 잡아 먹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빛은 모두 초췌하고 흑백의 짙은 그림자가 얼굴에 내리깔려 있었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여기가? 마르코는 스타가 했던 말을 곱씹어 보면서 마을 이것 저곳을 돌아다녔었다. 그가 마을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기론, 뮤니는 명백한 신분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었다. 모두가 살기 좋은 곳은 전혀 아니었다. 귀족들과 최상층의 사람들만이 살기 좋은, 어쩌면 빈부격차가 너무나 심한 곳이었다. 스타에게서 들었던 뮤니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몬스터는 그런 이야기들을 해주며, 자신에게 몇 번이나 질문을 던졌다. 뮤니가 정말로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나? 너도 봤을 거 아냐, 실상은 어떤지? 좋아, 다른 질문.

- 뮤니의 역사가 어떤지 궁금하지는 않아?

뮤니의 역사. 그러고 보니까 예전에 연극 비슷한 것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스타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그로브녹 37년, 뮤니의 독립 기념일이라고 하면서 두 팀으로 나눠서 서로 연극 놀이를 했었지. 그 기념일의 이름이...

- 잘 생각해 봐. 뮤니의 공주가 너와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재현한다고 했었지?
- ...대 괴물 학살.

학살. 자신은 지구인이라 정확한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그는 그래도 그것 하나는 알 수 있었다. 학살이라는 것은 기념일이 될 수 없지 않는가. 하지만 스타는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마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듯이, 대 괴물 학살 기념일이라고. 스타가 보여 준 '뮤니독립기념일' 이라는 책의 내용또한 어딘가 탐탁치가 않았다.
오래 전, 뮤니의 첫 번째 개척자가 도착했다. 그들은 그 곳에서 자유, 성, 옥수수를 길렀고 곧 사악한 몬스터들이 '무고한' 뮤니인들을 공격했다. 자신들의 뮤니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그러자 여왕은 마법을 써서 평범한 농민들을 무서운 기사들로 바꾸었다. 그리고 싸우고, 싸우고, 싸우고, 싸워서... 그 중간의 내용들은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결말은 뮤니인들이 이겼다는 내용이었고. 마르코는 순간 머리가 무엇에 얻어맞은 듯 한 느낌이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명백한 뮤니의 약탈이지 않는가. 먼저 그 땅에서 살고 있었고, 서로 평화롭게 잘 살고 있던 몬스터들을 외지인이 침략해 그 땅에서 몰아낸 뒤에 몬스터들이 자신의 땅을 다시 되찾으러 오자 일방적으로 학살했다는 말이 아닌가.

-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 어때? 이게 그렇게 너가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하던 뮤니라는 거다, 한심한 꼬마야.
- ...스타에게 물어보고 와야겠어.
- 오! 과연 그 잘나신 공주님이 진실을 티끝 만큼이라도 알고 있을까? 잘 생각해 봐. 그는 공주야. 성 안에 갇혀 살아서 바깥 상황은 아무것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라구.

우물 안 개구리. 마르코는 부정할 수가 없었다. 스타는 성의 공주님이다. 고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 최상층의 자리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그런 그가 최하층의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어두운 진실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니, 그는 몬스터에 대해서도 특히나 부정적이지 않았는가. 랍스터맨 사건 때도, 자신은 아무리 나쁜 몬스터라고 하더라도 회개할 수 있다고 믿었다. 모든 몬스터가 다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타는? 그는 자신과 생각부터가 다르지 않았는가. 모든 몬스터는 악한 존재고, 그들은 절대로 회개할 수 없다. 그것이 스타의 주장이었다. 마르코는 랍스터맨도 회개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그건 그 몬스터 하나에 대한 경우지, 모든 몬스터가 그 처럼 나쁘고 회개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분만 보고 전체를 싸잡아 볼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까. 물론 모든 몬스터가 착하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아니다.
마르코는 기분이 벙벙했다. 자신에게 진실을 알려준 자가, 하필이면 다른 사람을 죽일려고 했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을 죽일려고도 들었던 나쁜 몬스터라니. 그는 자신에게 속삭이며 열매를 먹으라고 유혹했다. 선악을 알 수 있는, 진실을 알 수 있는 열매를 먹으라고. 그리고 소년은 뱀의 꾀임에 넘어가 열매를 베어 물었다.

- 뮤니인들에게는 축제의 날일지도 모르지만, 우리같은 몬스터들에게는 대학살의 날이었어. 부모형제친구 할 것 없이 모두들 죽어나간 날이었다는 것을 너희들은 알 수 없었을 테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그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그의 친구, 스타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똑똑, 문을 두어 번 두드리자 문이 열리며 여전히 변함없는 얼굴로 소년을 반기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 마르코! 네가 먼저 내 방에 찾아오다니 별일이네!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그를 보며 마르코는 하려던 질문을 잠시 삼키고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아침 먹으러 내려가자.
서두를 필요는 없다. 스타는 순진하고, 착하다. 거짓말에는 서투르다. 자신이 무슨 질문을 하던 간에, 친구인 자신을 속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르코는 자신의 앞에서 계단을 내려가는 그의 뒷 모습을 보며 생각하였다. 스타는 변함없이 자신의 친구다. 그가 무슨 대답을 하던 간에, 그는 그를 믿을 것이다. 그는 몬스터를 믿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선악을 알 수 있는 실과를 먹으라고 속삭인 뱀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친구를 믿고 싶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것들이 사실은 거짓말이라고 그의 입으로 직접 말해주었으면 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아름다워 보이기만 했던 뮤니의 뒤에 그런 사실들이 있었다는 것을 솔직하게 믿고 싶지는 않았다. 한 편으로는 그러한 사실들을 자신의 친구가 제대로 마주하고 진실을 알고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친구가 설사 그 진실을 몰랐다가 알게 된다 하더라도 고개를 돌려 그 모든 것을 외면하지 않기를 마음 한 구석에 바라고 있었다.










*


미완성... 그 다음에는 뭐라고 써야 하는 거지...?
뒤는 쓸지 안 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