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엘사로 배덕감 넘치는 거 보고 싶다
안나를 사랑하지만 가족애고 그 외에 마음은 없는 정상인 엘사랑 언니한테 집착하는 노빠꾸 불도저 안나 보고 싶다
안나 본인이 그 마음을 자각한 건 프1 끝나고 난 후인데 그 후로도 이게 옳은 감정일까? 내가 아직 진정한 사랑을 못 찾아서 그런 게 아닐까? 하며 별 별 고민을 하지만 한2 크5 어쩌구들 만나고 난 후 아 내 사랑은 오직 언니 뿐이구나 언니가 내가 원하던 사람이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거임 근친 문제는 가족인데 알바 내 욕망이 먼저지 하는 마인드로 쿨하게 넘어가는 안나
엘사는 안나의 그런 마음도 모르고 애초에 엘사 자체가 남을 딱히 사랑할 거 같지는 않음 누구누구 이야기를 해도 아 걔요? 좋은 사람이죠 이러고 끝이고 있으면 좋은 사람이지만 없으면 뭐... < 이런 마인드임 다만 안나는 유일하게 남은 제 가족이자 13년간의 헤어짐 어렸을 때 실수로 입힌 상처 등등의 이유로 유일하게 가장 믿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임 물론 가족간의 사랑이지 그런 사랑이라고는 안 했다
안나가 엘사를 사랑한다는 감정을 자각하고 난 후 감정은 빠르게 휘몰아쳤음 예전에는 아 언니 보고 싶다! 언니 만나고 싶다! 언니랑 포옹하고 싶다! 언니 내 품에서 재우고 콧잔등 쓰다듬고 싶다! 같이 눈사람 만들고 싶다! 이런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너무 솔직해진 나머지 욕정을 품기 시작함 친언니한테 욕정 품는 친동생 개꼴리는 포인트 밑줄 쫙 하지만 아기사슴 같은 엘사는 저가 포옹하자! 눈사람 만들자! 까지는 몰라도 다짜고짜 키스하자 침대로 가자 이런 말을 하면 기겁하고도망칠 것을 알기에 안나는 천천히 다가간 후 고백을 하기로 함 물론 어떤 짓을 하든 애초에 가족이 고백을 한다는 거 자체가 이상하지만 이미 안나의 사고회로는 엘사 밖에 없었으므로 소용없었음 그리고 그런 안나의 생각을 알아챈 건 스벤밖에 없었지만 아무리봐도 크5쩌구 보다는 엘사가 나았기에 가만히 보기만 함
안나는 천천히 스킨쉽 빈도를 늘려갔음 목도 쓰다듬어보고 뒤에서 허그하는 척 하며 가슴도 만져보고 허리도 부드럽게 쓸어내려보고 그렇게 오랫동안 천천히 공들여 제 스킨쉽에 엘사가 완전히 거부감을 없게 만듬 그리고 프2 끝난 후 엘사가 정령이 되어 노덜드라로 가고 안나는 왕이 되어 아렌델에 남았을 때 비로소 고백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함 왜냐면 자기는 왕이고 여차하면 권력을 이용해 가둬둘 생각을 했기 때문에
물론 힘으로는 엘사를 이길 수 없지만 마음 약한 엘사라면 힘 쓰기 두려워 순순히 잡혀줄 확률이 높았음 안나는 차분히 심호흡을 하고 편지를 써 게일에게 엘사에게 전해달라 함 언니에게 긴히 할 말이 있으니 오늘밤 아렌델에 조용히 홀로 와달라고
그 말을 들은 엘사는 무슨 큰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초저녁에 서둘러 아렌델 궁으로 뛰쳐감 안나가 있는 닫힌 방문 앞에서 노크를 하려던 엘사는 순간 서늘한 기분이 들었지만 가볍게 넘기고 문을 두드리고는 대답이 들리자 열고 들어감
안나. 무슨 일이야?
엘사의 자신을 걱정하는 표정을 본 안나는 마음속에서 그동안 스물스물 눌러왔던 욕망들이 터져나오는 걸 느꼈음 안나는 천천히 엘사를 지나쳐 방문을 닫고 조용히 잠그고는 할 말이 있다고 함. 앞도 돌아보지 않은 채 뒤돌아 있는 안나를 보며 엘사는 에그머니나 큰일인가봐 하고 안절부절 걱정함. 옆나라가 처들어오나? 아렌델의 상황이 많이 안 좋은가? 설마 한스가 다시 나타났나? 별별 고민을 하며 말을 기다리고 있는 엘사에게 안나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에 대답이었음
언니, 좋아해.
난데없는 그 말에 엘사는 고개를 갸웃함.
응?
좋아한다고.
나도 좋아해, 안나.
내가 말하는 건 그런 뜻이 아니야.
앞으로 휙 돌아보며 성큼성큼 제게 다가오는 안나를 보며 엘사는 무의식적으로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함. 흉흉하게 빛나는 눈빛을 보며 지금 안나의 상태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엘사는 가까운 창문쪽으로 슬그머니 발을 옮김. 사랑하는 동생 곁을 떠나는 건 항상 슬펐지만 지금은 아니었음. 동생의 눈빛은 먹이를 노리는 이리의 눈과도 같아 이 방에 계속 있다가는 뭔가 큰 일이 터질 것만 같았음.
안나, 이건 옳지 않아.
뭐가?
우린 자매잖아. 우리는... 가족이잖아.
엘사의 그 말에 안나는 잠시 멈칫하고는 무언가를 생각하듯 시선을 자기 발 아래로 슬쩍 옮기고는 이내 다시 고개를 들어 엘사를 바라봄.
언니는 내 가족이지?
그럼.
가족이면, 오히려 이해해줘야 하는 거 아냐?
뭐?
날 이해해 줘야지, 엘사. 우린 가족이잖아.
안나의 말도 안 되는 말에 엘사는 잠시 멍해졌다가 점점 가까워지는 안나를 보고 몸을 돌려 창문으로 뛰어감. 그러나 안나가 순간적으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던져 창문을 깨트려 수많은 유리 파편들이 바닥에 떨어지자 엘사는 본능적으로 발을 멈춤. 얇은 신발 하나만 신고 있던 엘사가 머뭇거리자 그 순간 뒤에서 안나가 자신을 확 껴안았음.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듯 한 손은 허리를 한 손은 목 언저리를 껴안은 안나는 나지막히 엘사의 귀에다가 속삭임. 왕의 명령이야, 엘사.
나를 받아들여.
그 뒤는 뭐 어떻게 하지 아직도 엘사가 자신을 떠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남아있는 안나가 같은 궁에서 살더라도 엘사의 닫힌 문을 보면 트라우마급으로 싫어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엘사를 억지로 궁에 가둔 뒤 방에 감금할까 하다가 자신의 곁에서 최소 5m도 떨어지지 않게 했으면... 목줄을 채워도 좋고 냅둬도 좋고... 어차피 안나한테 약한 엘사는 정말 괴롭고 싫으면서도 거부하지 못할 거임 화장실도 같이 가고 목욕도 같이 하고 잠도 같이 자고 그래라 안나는 엘사가 의외로 큰 거부없이 받아들이는 거 같아 기분이 좋은데 안나가 자신의 감정을 말할 때마다 진지하고 굳은 표정으로 그 감정은 받아들일 수 없어, 안나. 하는 확고한 엘사의 대답에 오히려 오기가 생겨서 점점 더 강도 높여 괴롭혔으면 좋겠다 엘사에게는 괴롭힘이지만 안나에게는 제 오랫동안 쌓인 욕망을 푸는 것에 불과함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표정은 굳세도 몸은 덜덜 떠는 엘사를 보며 조소하는 안나
나를 받아들이면 편할 텐데 왜 계속 거부해.
이건 옳지 않으니까.
맙소사, 엘사. 안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리가 싸해지는 것과 동시에 피가 끓었음. 나는 언니의 그런 점이 좋았어. 우유부단하고 유약해 빠졌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놀라우리만큼 확고하니까. 그렇지만 그럴수록 궁금해. 언니가 날 받아들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느 날은 참다못해 엘사가 안나 보고 저리가라고 소리치는데 순간 힘이 방출되어 날아간 뾰족한 얼음에 안나가 가벼운 상처를 입으니까 순간 놀라서 반사적으로 움츠러드는 엘사랑 오히려 기회 삼아 빈정거리는 안나 보고 싶다
왜, 나를 죽이고 싶어? 그러고 싶으면 언제든지 그럴 수 있잖아.
안나, 이건, 이건 실수...
그런데 안 하는 걸 보면 역시 언니도 날 사랑하는 거야. 그렇지?
죽을 뻔한 상황인데도 역전시켜서 그 후로 힘 쓰는 것을 더욱 두려워하고 숨기려 드는 엘사 잡아먹는 안나... 자신이 아무리 심한 짓을 해도 어떤 감정을 품어도 엘사가 자기를 죽이지 못 할 거라는 걸 확신한 안나
어떻게 해야 언니가 자신을 사랑해줄까 고민하던 안나는 별의별 방법을 다 써보기 시작했어. 고문을 해볼까? 아니야, 상처를 입힐 수는 없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까? 이미 수도없이 질리게 먹었는 걸. 노래를 불러 볼까? 사랑은 열린 문... 이건 기각.
한 차례 하고 난 후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들어있는 엘사를 보며 안나는 머리를 굴렸어. 엘사가 자신을 아무리 받아들여주지 않는다 한들 괴롭히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 제 딴에는 (욕망이 가득한) 애정이었지만 아무래도 엘사에게는 괴롭힘으로 느껴졌는지 자신을 보며 덜덜 떠는 엘사를 보고 있자니 마음 한 켠이 아려졌어.
언니가 나를 두려워하길 바란 건 아니었는데.
물론 이것도 싫은 건 아니야. 엘사의 어떤 모습이라도 좋았고, 벌벌 떨며 울망한 눈초리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도 귀여웠지만 막상 이런 모습만 보다보니 기분이 이상했어. 이상하다, 내가 고백하면 언니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나 동생을 좋아하던 언니인데 고백 하나 했다고 세상 싫은 표정을 지으니 속이 상했어.
그냥 받아들이면 안 돼? 가족이잖아.
안나는 잠든 엘사의 머리를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중얼거렸어. 그 이상한 고집 좀 버리고 제발 날 보란 말이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언니. 훤히 보일 듯 하면서도 도통 알 수 없는 언니. 가족이기 때문에 안 되는 거야? 언니도 날 좋아하잖아. 나도 언니를 좋아하고, 언니도 그런데 왜 거부해. 우리는 서로 밖에 없는데. 하나 뿐인 가족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돈독했던 둘 사이가 정작 가족이라는 것 때문에 멀어지다니 안나는 어이가 없었어. 왕권 문제로 다툴 일도 후계자 문제로 다툴 일도 없는데 왜 이렇게 싫어하는 건지. 고백 이후 스킨쉽은 물론이고 가벼운 대화를 하려해도 자신을 슬금슬금 피하는 엘사를 떠올리자 안나는 입술을 살짝 악물었어. 왕의 명령, 동생의 부탁이라는 말을 덧붙이지 않으면 먼저 자신에게 오지도 보지도 않는 엘사가 야속했지. 거리는 이렇게나 가까운데 시선은 자신을 향해있지 않아. 왜, 왜, 왜. 대체 왜 그래? 내가 그렇게도 싫어?
반대쪽 옆으로 누워 웅크려 자고 있는 엘사를 자기 쪽으로 거칠게 돌려 눕히자 깜짝 놀란 엘사가 잠에서 깨 안나를 바라봤어. 안나? 안나는 무심히 한 쪽 눈썹을 찡그린 채 바라보다 곧 싱긋 웃으며 이마에다 입을 맞췄어. 미안, 얼굴이 보고 싶어져서 그랬어. 시선을 흘깃 내리자 자신이 목과 쇄골에 해놓은 흔적이 보였어. 다시 자. 상처를 손으로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엘사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 안나는 생각했어. 거칠게 나와봤자 오히려 엘사는 더 단단해질 거라고. 얼음은 무식하게 힘으로만 깨려하면 안 되지. 약하게, 부드럽게, 천천히 노련하게 다뤄야지. 강압적으로 대하는 것보다 다정하게 대하는 게 엘사에게는 훨씬 더 효과적일 거야. 사람은 자신을 억압하려는 것보다 다정하게 다뤄주는 사람에게 더 끌리니까. 안나는 결심한 듯 주먹을 꾹 쥐었어.
다음날, 늦은 오후에 침대에서 일어나 게슴츠레 눈을 뜬 엘사는 문득 침대가 휑해 주변을 둘러보았어. 안나가 보이지 않았어. 자기한테서 5m 이상 떨어지지 말랐는데 어딜 간 거지? 엘사가 굳은 표정으로 안나를 급하게 찾았어. 원한다면 지금 이 순간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하나뿐인 동생을 또 버리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 아무리 심한 짓을 했다고 하더라도 가족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자신이 제 곁에 없는 것을 안나가 안다면 나중에 또 혼날 것이 분명했어. 엘사는 초조한 마음을 서두르며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슬그머니 열였어.
안나?
고개만 빼꼼 내밀어 두리번 거리자 멀리 복도에서 중얼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신하와 이야기를 나누는 안나가 보였어. 안나. 나지막하게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지 시선들이 엘사에게로 향했어. 저를 발견하고는 해맑게 웃으며 안나가 종종거리며 달려와 엘사를 껴안았어. 일어났구나? 좀 더 자도 되는데. 엘사는 순간 숨을 헉 들이켰어. 평소 같았다면 어디 갔냐고, 왜 내 곁을 떠났냐고 으르렁 거릴 게 분명했거든. 물론 이번에는 안나가먼저 엘사를 떠난 거였으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러는 건가 싶어 엘사는 어색하게 안나의 등을 토닥였어. 연정이 아닌 자매로서의 포옹은 오랜만이라 기분이 묘했지. 물론 안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지만.
그 후로 모든 상황이 갑자기 변했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서 떨어지면 불안해하던 안나가 아렌델은 못 벗어나도 궁은 마음껏 돌아다니라고 했고, 밤마다 침대에서 저를 잡아먹으려 드는 게 아니라 자장가를 불러주며 포옹을 해주었고, 프라이버시는 중요하다며 목욕도 따로따로 했지. 엘사는 갑작스런 변화에 머리가 복잡했어. 아니, 원래 이게 당연하지만 그 동안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거든. 그러니까, 정확히는 고백 이후로는. 왜 갑자기 자신에게 잘해주는지 궁금했어. 마치 자매때로 돌아간 거 같았거든. 맞아, 자매. 이윽고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지.
안나가 자신을 향한 마음을 접었노라고.
엘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행이라고 여겼어. 그래, 이게 맞는 거야. 가족을 욕망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복도를 거닐며 엘사는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마법을 약간 부려 조그만 눈사람을 만들었어. 손 안에 놓인 작은 눈사람을 바라보며 다시 안나와의 관계를 예전처럼 회복하기 위해 같이 눈사람이나 만들자고 할까 생각하며 엘사는 안나의 방으로 향했어.
그 뒤는 뭐라고 쓰지 사실 안나는 엘사에 대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보다 더 다정하게 대해와서 안나를 이제 완전히 내치지 못하는 엘사 보고 싶다 차라리 강압적으로 나오면 반항하며 도망이라도 치겠는데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 대해주니 자꾸만 마음이 동요하면서 쉽사리 거부하지 못 하는 거... 안나는 언니가 전처럼 딱 잘라 깔끔하게 내치지 못하는 걸 보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더더욱 연약한 눈송이 다루듯 부드럽고 소중하게 대하는데 어느날은 언제나처럼 자신에게 고백해오며 나를 사랑하냐는 안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 하는 엘사... 원래는 아니, 우린 가족이야. 라고 하거나 너를 사랑하지만 그런 감정은 아니야. 라고 말했는데 말 없이 얼굴만 붉히며 시선을 피하는 엘사를 보고 진전이 있다!!!! 하고 속으로 만세 외치는 안나...
근데 사실 긍정의 뜻이 아니라 뭔가 아니라고 말하기 미안해져서 회피한 건데 안나는 변화가 있다고 좋아했으면 좋겠다 엘사는 여전히 안나를 그런 감정으로 보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들 일 없음 그치만 안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엘사가 싫은 거는 하지 않으려고 온갖 욕망도 다 참으면서 이만 부득부득 갈고 키스는 물론이고 침대에서도 얌전히 잠만 자는데 그럴수록 속은 점점 더 활활 타들어가는 안나 보고 싶다 언니가 받아들이는 그 순간 참아왔던 걸 다 풀어내리라 하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데 13년 동안 자기 힘 숨기려고 방에서 지내왔던 엘사인 만큼 몇 년 동안은 안나 감정 받아주지도 않겠지 근데 안나도 13년 동안 끈질기게 노크 두드린 만큼 포기 절대 안 해서 둘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 흐르는 게 보고 싶다 절대로 안나의 마음을 받아들일 생각없는 엘사와 언니의 마음을 쟁취하고픈 안나
사실 왜 나를 거부하냐고 화내며 엘사 따먹는 안나랑 훌쩍이면서 너는, 가족, 이잖아 하고 끝까지 뚝뚝 끊어 말하는 엘사 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풋풋다정짝사랑 보고 싶어서 썼음
안나 그 뒤로 다정하게 대해주고 온갖 난리를 다 치는데 관계 진전이 1도 없어서 괴로워하다 엘사 붙잡고 오열하는 거 보고 싶다
제발, 날 사랑해줘. 엘사.
난 이미 너를 사랑해, 안나.
내가 말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너는 알잖아. 이미 알고 있잖아. 안나는 금방이라도 울 거 같은 표정으로 엘사를 부여잡고는 애타게 말했어. 양 쪽 무릎을 꿇은 채 제 품에 얼굴을 맞대고 흐느끼는 안나를 보며 엘사는 생각했어.
계속 이렇게 지내다간 이 관계는 끝나지 않을 거라고. 제 쪽에서 아무리 거부해봤자 안나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소용없다고.
하지만 어쩌겠어. 엘사는 정말로 안나에게 가족 그 이상의 감정은 없는 걸. 당연한 일이지. 세상 그 어느 누구가 가족을 사모하겠어? 그렇지만 이렇게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하는 동생을 보는 일 또한 썩 좋은 일은 아니었어. 엘사는 고민했지. 자신이 뭔 짓을 한들 안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야. 안나가 원하는 건? 자신의 사랑. 내가 원하는 건? 안나의 체념.
지금껏 계속 거부만 했으니 오히려 이게 오기를 불러일으키는 게 아닌가 싶어 엘사는 약간의 희망을 주기로 했어. 본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보다 작은 빛이라도 보이는 공간이 더 절박해지는 법이잖아. 자그마한 희망이라도 줬다뺐다를 반복하다보면 이내 절망스러워 포기하지 않을까 싶었던 거야. 엘사는 고통스러웠지만 자신과 안나를 위해 그러기로 선택했어. 안나가 원하는 것을 조금 주기로 했지.
안나.
안나가 고개를 들어 엘사를 바라보았어. 눈물로 축축해진 눈가와 붉게 물들여진 뺨과 코를 보니 마음이 더욱 시큰거렸지만 애써 표정을 숨기며 다정하게 말했어. 안나, 네가 원한다면 내 사랑을 줄게.
정말?
응. 원한다면 네게 입을 맞추고, 포옹을 해주고,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줄 거야. 몇 번이든 간에.
안나는 그 소리를 듣고 금방이라도 팔짝 뛰며 날아갈 거 같았어.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그 동안 쓴 나물만 씹으며 버티다 달달한 과즙이 가득 찬 사과를 받은 느낌이었지. 맙소사! 안나는 언제 울었냐는 듯 행복한 표정으로 웃음을 머금으며 엘사를 꼬옥 껴안았어. 그런 안나를 살짝 밀어내며 엘사는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지.
하지만 연인으로서의 감정은 아냐.
뭐?
방금 저가 들은 말이 뭔지 안나는 순간 이해하지 못했어.
나는 여전히 너를 그런 마음으로 사랑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흉내는 내줄 수 있어.
엘사. 안나는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느꼈어. 내가 원하는 건 고작 연인 행세가 아니야. 나는 너를 원하는 거야. 너. 너. 너. 오로지 너를 원하는 거라고. 내가 그 빌어먹을 흉내내기를 위해 이 짓거리를 해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엘사. 빌어먹을, 비- 빌어먹을, 엘사!
이건 기만이야, 말도 안 되는-
그러면 포기해.
나는 네가 뭐라하든 계속 거부할 거야.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안나.
그 이상을 요구하면 너를 가족으로 대하는 것도 끝이야.
엘사는 단호하게 말했어. 목소리는 굳셌지만 속은 찢어질 것 만 같았지. 자신의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는 안나의 얼굴을 보니 더더욱 괴로워졌어. 슬픔에서 기쁨으로, 곧 분노와 당혹감으로 일그러지다 점점 허탈해지는 표정을 보며 엘사는 입을 다물었어. 힘이 풀린 듯 주르륵 바닥에 쓰러지듯이 앉은 안나는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더니 이내 하, 하는 긴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비척비척 자리에서 일어났어.
엘사는 안나의 얼굴을 보기가 두려웠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혹여 울고 있지는 않을지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어. 일어났음에도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을 볼 수 없던 안나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어.
뭐든지 해주겠다고 했지?
...응.
그럼 옷 벗어.
뭐?
엘사는 당황했어. 욕을 하거나 최악의 상황으로 뺨을 때리는 것까지는 예상했지만 난데없이 옷을 벗으라고 할 줄은 몰랐지.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기에 엘사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을 팔로 가리듯 감싸안고 뒤로 물러났어. 왜 도망가? 안나가 낮게 읊조리듯 말했어. 짐승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가 목울대에서 울려나오듯 방 안에 안나의 목소리와 살짝 거칠어진 호흡소리가 가득 퍼져갔어. 안나, 잠깐만.
뭐든지 해주겠다며?
안나.
흉내라도 내주겠다며? 가족으로서는 사랑해주겠다며?
안,
약속했잖아. 옷 벗어. 아니면 찢어버릴 거야.
오랫동안 굶주린 맹수의 눈처럼 사납게 빛나는 안나의 눈을 마주한 엘사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옷을 천천히 벗겨냈어. 켜켜이 입은 드레스들이 나풀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지고 맨 살이 고스란히 드러나자 살결에 닿는 차가운 공기의 감촉에 기분이 이상했어. 그래, 차라리 빨리 끝내자. 조금만 참으면 금방 체념할 거야. 엘사는 침을 꿀꺽 삼키고 나체가 되어버린 몸을 팔짱 끼듯이 손으로 가리고는 안나를 바라보았어. 여전히 자신을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던 안나는손짓을 하며 침대로 걸어갔어. 이리 와.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하나하나 옮기면서 엘사는 침대에 살풋 앉았어. 그 순간 안나가 거칠게 밀어 눕히더니 엘사의 위에 올라탔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엘사가 손을 뻗자 한 손으로 양 손목을 잡고는 위로 죽 올려 힘으로 눌러 제압했어. 나머지 한 손으로는 천천히 자신이 입고 있던 제복을 벗으며 안나는 여전히 발버둥치는 엘사의 허벅지를 무릎으로 꾸욱 눌러 도망치지 못 하게 하고 있었어. 어찌나 세게 눌렀는지 새파란 멍자국이 얼룩지게 생겨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어.
엘사는 익숙하지만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두려움에 침대에까지 진동이 느껴지도록 몸이 덜덜 떨렸어. 고백하고 난 후 몇 개월 간 제게 끊임없이 집착하며 강압적으로 굴던 안나가 떠올랐어. 최근에는 다정하게 대해주며 마치 다시 자매 시절로 돌아간 거 같아 잊고 있었지만 몸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어. 똑같은 상황이 되자 엘사의 눈에서는 자동적으로 눈물이 새어나왔어. 너무나 무서웠지.
엘사.
다급했는지 상의만 훌렁 벗어던진 채 하의만 입고 있는 채로 안나는 몸을 숙여 엘사의 목덜미를 핥았어. 축축하고 물컹한 혀의 감촉에 엘사가 낮은 신음을 흘렸어. 목에서 쇄골로, 쇄골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허리로, 허리에서 배로 내려갈수록 점점 호흡이 가빠지며 오르락내리락 하는 엘사의 가슴을 보고 있자니 안나는 참을 수 없는 흥분감을 느꼈어. 지배욕, 성욕, 원망, 배신감, 소유욕 등이 어우러져 복잡하게 머리를 가득 채웠어. 한 손으로는 여전히 손목을 잡은 채 나머지 손으로 허리를 쓰다듬으며 안나는 엘사에게 입을 맞췄어.
하나하나 음미하려는 듯 이를 천천히 혀로 훑고 입천장을 쓸고는 엘사의 말캉한 혀를 옭아매다 입술을 부드럽게 깨물었지. 그 다정한 입맞춤에 살짝 벌려진 입가 사이로 엘사가 얕은 신음을 내자 안나는 눈을 가늘게 떠 엘사를 바라보았어.
눈을 질끈 감은 채 두려움에 떨면서도 얼마든지 원한다면 도망칠 수 있을 텐데 그러지 않는 제 언니를 보자 어이없어 웃음이 피식 새어나왔어. 곧 신경질 부리듯 입술을 거칠게 물어뜯으며 잘근잘근 깨물었어. 갑자기 고통이 느껴지자 엘사가 눈을 퍼뜩 뜨며 짧은 비명과 함께 안나를 밀어내려 했지만 힘으로는 안나가 더 강했기에 팔만 움찔거릴 뿐 반항할 수가 없었어.
급한대로 고개라도 돌리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 하게 나머지 손으로 얼굴을 꾸욱 잡고는 정말로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듯 여전히 입술을 물어뜯는 안나를 보며 엘사는 찡그리며 애원했어. 안나, 아파.
아파?
안나, 제발...
나는 이런 고통을 계속 받아왔어, 언니.
언니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그 오랜 시간동안 받아왔어. 언니가 나를 거부할 때마다 받아왔다고! 안나는 애원하는 엘사를 무시하고는 계속 입술을 깨물다가 다시 입을 맞췄어. 어찌나 오랫동안 맞췄는지 숨이 막혀 엘사의 몸이 움찔거렸지만 안나는 반응하지 않았어. 기절하기 직전까지 내몰린 엘사가 허리를 크게 들썩거리며 움직이자 안나는 그제서야 입을 떼고는 엘사에게서 살짝 떨어졌어. 그러자 콜록콜록 연신 기침하며 엘사는 급한 숨을 들이쉬며 상체를 일으키고는 호흡을 바로 잡았지.
입술은 터지고 뜯겨 피가 줄줄 흘러나와 침과 함께 턱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어. 입에서는 비릿한 피맛이 느껴졌고 떨리는 손으로 입술을 어루만지자 생각보다 심각한 상처에 엘사의 호흡이 일순간 멈췄어.
안나는 그런 엘사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어. 안나의 입가 또한 피로 범벅되어 있었지만 그 피는 자신의 피가 아니었지. 남의 피로 물들여진 입술과 턱을 타고 목까지 흘러내려 축축하게 붉게 젖은 피부를 가진 채 혀로 제 입술을 할짝이는 안나는 흡사 짐승 그 자체 같았어. 먹이의 목덜미를 물어 죽이고는 식사를 시작하려는 짐승의 모습.
엘사는 처음으로 후회했어.
도망쳤어야 했다고.
애초부터 여지를 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 뒤는 어떻게 쓰지 떡씬은 시작도 안 했는데 쓰기 정말 어렵다 그 전까지는 끽해야 쎄게 깨물어서 쇄골이나 목이나 허벅지에 상처를 남기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아예 흉터가 남을 정도로 콱콱 물어뜯었으면 좋겠다
상처가 다 낫고 난 후에도 흉터가 남아 몸을 볼 때마다 자신을 떠올리게 만드려는 거... 하면서 안나가 엘사한테 자신한테 사랑하라고 말하라고 요구하는 거 보고 싶음 그 말에 엘사가 정신없는 와중에도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거부하면 아까는 무슨 짓이라도 다 해주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가족의 마음으로 말해보라고, 사랑한다고 말해보라고 하면서 더 괴롭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