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니인과 악마와 지구인
톰은 악마니까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거나 인간을 헤아려 본다거나 인간을 이해하려 들지는 않을 것 같다. 악마는 죽으면 완전한 소멸이거나 나중에 다시 불이나 뼛조각에서 부활하거나 그럴 것 같고... 뮤니인의 수명이 지구인과 비슷한 지 알 수가 없으니까 나는 자꾸만 망상을 하게 된다 문나비 나이도 정확히 안 나오지 않았나? 톰이랑 스타는 40년 지나도 외형은 한 2~3살만 더 먹은 것 같고 거의 그대로일 것 같은데 마르코만 세월의 흐름을 먹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 마르코가 죽고 나서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않는 스타와 톰이 보고 싶다. 지구인의 터무니없이 짧은 수명과 함께 보낸 그에게는 길었지만 자신들에게는 짧았던 시간에 대해서 계속 알 수 없는 허무한 느낌과 생각이 떠오르며 지구에서 찍었었던 몇 십년이 지난 이제는 빛바랜 낡은 사진을 어루듯 쓰다듬는 톰과 스타... 사진에서는 여전히 마르코가 자기 기억 속 그대로인데 현실에서는 마르코 친구들도 모두 이미 흙으로 되돌아가 사라져 버리고 자기들은 그대로이고 제키도 재나도 마르코네 양육자도 전부 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노쇠해지며 외형도 모두 변해버리고 결국에는 한 줌의 흙으로 다시 돌아가고. 마르코 죽고 나서도 미련 때문에 계속 지구에 들르는 톰이랑 스타도 좋음.
마르코 자식들 돌봐주는 톰이랑 스타도 생각해 봤는데 마르코는 아무하고도 결혼 안 하고 친구 사이로 쭉 스타랑 함께 지내다가 죽는 것도 좋음 자식이 있다면 마르코 닮은 애들 보면서 더욱 더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떠나지는 못하는 톰이랑 스타. 근데 사실 톰은 악마고 스타는 뮤니인이니까 애들이 지구인들의 수명이 개짧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마르코를 자꾸 차원 가위로 지구와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곳에 데려간다거나 강제로 마르코와 계약을 맺어서 톰이 마르코의 영혼을 자기가 소유하거나 마르코가 죽고 난 후 회수해서 다시는 헤어지지 못하게 영혼의 형태로도 계속 만날려고 곁에 둔다거나 죽은 후 영혼을 가져가서 악마같은 존재로 되살려서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그런 형태로 계속 살아가게 만든다거나 하는 것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