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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해. 너는 없어도."
안개도 구름도 하나없는 선명한 어둠이 내리깔은 밤 하늘 위로 높게 떠있는 달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무도 없고,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적막만이 주위를 둘러싼 그 순간을 소년은 가만히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렸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마저도.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으리라고 위안같지 않은 위안을 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는 길게 숨을 들이쉬어 천천히 내뱉었다. 밤의 차가운 공기가 폐에 가득 차자 그는 눈을 감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떠올랐다.
그 때 흔들리지 않았냐고 하면, 그는 확실하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떠나던 자신을 바라보던 친구의 눈빛. 자신들을 배신한 친구를 바라보던 경악을 감추치 못하던 시선.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이내 감았던 눈을 떴다.
가자.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해.
*
달은 여전해, 너는 없어도.
/안상현, 달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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