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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dd, Alessia Cara - Stay
https://m.youtube.com/watch?v=h--P8HzYZ74
우린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지. 지루하다고 느낄만큼 시시한 것도, 어리석기 짝이 없는 멍청한 짓도.
우린 언제나 함께였어.
이렇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거야. 나도, 너도. 생각조차 못 했었지. 우린 언제나와 같은 일상을 보낼 줄 알았어. 나쵸를 먹고, 언제나 비슷한 채널이 나오는 티비를 보며, 이번에는 어느 차원을 갈지 소파에 반 쯤 누워 서로 쳐다보며 우리의 모험을 이야기하는 거 말이야.
- 좋아해.
난 너를 좋아해.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던 말이었어. 꺼낼 수가 없었지. 너는 이미 그를 좋아하고 있었잖아. 내가 이 곳에 오기 전부터, 너와 내가 서로를 알기 전부터. 그 동안의 시간은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었어. 상상 할 수도, 생각 할 수도, 가히 침범할 수도 없는 오랜 시간이었지. 너의 사랑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어.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음, 아마도?
나도 알아. 그는 참 좋은 사람이지. 성격도 좋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아.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도, 함부로 타인의 선을 넘지도 않지. 그래서 네가 좋아했던 걸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방금 들은 말은 잊어줘.
우린 꽤 오랜 시간동안 함께 했지. 어디를 가든 늘 함께였어. 나의 곁에는 네가 있었고, 너의 곁에는 항상 내가 있었지. 우리는 최고의 친구였고, 베스트 프랜드였어!
내가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
그래, 어쩌면 이건 내 인생 최악의 실수일 거야. 너와 함께한 그 모든 시간과 관계가 산산조각으로 부숴지게 만들어준 일이었지. 후회하냐고 물으면... 글쎄, 잘 모르겠어. 후회해. 하지만 그 때 그 말을 하지 않았으면 더욱 후회했을 것 같아. 어쩌면 너는, 내가 도망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있지, 마르코. 넌 나를 좋아해?
너에게 난 어떤 존재였어?
내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어쩌면 너는 내가 생각한 그대로 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혹은 그 정반대로, 혹은... 그 모든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 사실 이미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어. 조금, 아니, 조금은 많이 절망스럽지만 말이야.
나는 어쩌면 다신 돌아오지 못할 지도 몰라. 너를 다시는 보지 못할 지도 모르고.
너는 나를 그리워 해줄까?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만큼, 너도 날 그리워하고 있을까? 너에게 남은 내 흔적을 보며 너는 나를 생각해줄까?
모르겠어. 사실은 생각하기가 무서워. 너가 나를 잊었을까 봐. 너가 내가 떠난 것을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길까 봐. 너가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고통스럽게 생각할까 봐. 난 그게 두려워.
그렇지만, 모순되게도 네가 보고 싶어.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 우리가 무슨 짓을 하든 변함없이 계속 흘러가지.
그러니 내 곁에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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